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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 수업에서 배우는 내용들을 통틀어 CS 지식이라고 많이들 부른다. 그동안 CS 지식이 중요하다고 많이 들었고, 중요성을 어느 정도 실감하고 있었다. 하지만 4년 동안 배우는 내용을 비전공자 입장에서 학습하기에는 너무 양이 방대하고 전문 지식이다 보니 얼마만큼의 깊이까지 들어가야 효율적인지도 판단하기 힘들다. 혼자서는 감히 시작할 엄두가 안 나거나, 시작하더라도 끝이 보이지 않으니 금방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나 전공서적은 너무 두껍고 어렵다. 저걸 다 읽는 데만 4년이 걸릴 것 같다.
때문에 어떻게 학습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이래저래 찾다 보면 면접에 나오는 필수 지식들만 잘 요약해두고 정제해둔 글도 많지만, 아예 처음 보는 입장에선 그런 내용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이미 한 번 접한 내용을 간추리며 정리해보는 것과 생전 처음 보는 내용을 더듬어가며 조합하는 데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지금도 생각한다. 특히나, 해당 내용을 이해하는 게 아니라 단순 암기식으로 기억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면 금방 잊어버리기 마련이고 다시 접해도 생소함이 가시지를 않는다.
그런 고민을 하던 차에 컴퓨터 공학 전공자 따라잡기 코스가 개설됐고, 짧은 시간 안에 원하는 과목들을 모두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은 당연히 아주 매력적이다. 따라서 큰 고민하지 않고 결제를 하게 됐고 다 학습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네트워크나 DB같은 경우는 자연스레 접할 기회가 있는 반면 OS나 시스템 프로그래밍, 컴퓨터 구조 같은 경우는 애플리케이션 레벨의 공부만 했을 경우 접점이 거의 없으므로 해당 내용들을 중심으로 얻어간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다.
강의 순서는 운영체제, 시스템 프로그래밍, 컴퓨터 구조, 네트워크, 데이터베이스 순이었다. 다행히 개인적인 일정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크게 겹치지 않아 운영체제와 시스템 프로그래밍 부분을 특히 집중적으로 학습할 수 있었는데, 강의 스타일이나 제시되는 과제도 강의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수 있거나 중요한 부분을 리마인드 할 수 있게 되어있어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특히 운영체제 바로 다음에 시스템 프로그래밍으로 이어지며 학습했던 내용을 바로 실습해보는 느낌이라 조금 더 잘 와 닿았던 것 같다. 대체로 만족스러웠고 다 끝난 시점에서는 링커와 바인딩 같은 메모리 부분이나, 디스크 부분이 빈약했다는 것이 아쉽다. 문제점이 있다면 처음 들어보는 강의들이니 기준점이 없어 객관적으로 좋은 강의인지는 잘 모르겠다. 이는 추후에 다른 유명한 강의들도 들어보며 비교해봐야겠다.
하지만 이후 부분부터는 강의의 퀄리티가 많이 아쉬웠는데, 특히 시스템 프로그래밍은 너무 이해가 되지 않아 결국 완강하지 못했다. 텍스트만 쭉 나열된 강의자료에 판서가 대부분으로 이루어지는 강의였는데, 개인적 소감으로는 차라리 주제를 던져주고 혼자 학습하는 게 더 효율적인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별로였다. 안 그래도 어려운 내용에 강의까지 별로이니, 나와 달리 시간 할애를 많이 할 수 없는 사람들은 더욱 힘들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실제로 처음에 100명 정도로 출발했는데 마지막 환급자 명단은 4~50명가량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도 턱걸이로 환급 기준을 통과했던 것 같다.
네트워크는 현업에 계신 분의 강의라 그런지 로우레벨에 대한 강의가 주를 이뤘다. 덕분에 쉽게 접하기 힘든 내용들, 특히 스위치와 라우터의 동작 원리 등을 알 수 있었던 것은 아주 좋았다. 반면 애플리케이션 레벨에 가까워지는 내용들은 비교적 빈약하여 아쉬웠다. 물론 해당 내용들은 좋은 자료가 많아 혼자서 학습해도 충분할 것 같긴 하다.
데이터베이스는 전사적인 부분부터 시작하여 직접 설계하는 부분까지 점점 안쪽으로 들어가는 식으로 구성되었다. 아키텍처나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 관련된 내용은 개발자에게 필요한 내용인가 하는 불만도 있었지만, 어쨌든 한 번쯤은 들어보면 좋은 내용이긴 한 것 같다. MIS에서 많이 다루는 내용이라 크게 거부감은 없었다. 다만 DB 일정이 1주일로 구성되어있는데 해당 내용까지 포함되니 실제로 개발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이 생략된 느낌이 있긴 했다.
위에서 적은 불만 중 내가 생략된 것 같아 아쉽다고 하는 부분들은 실제로 애플리케이션 레벨의 개발을 하거나 일을 하며 접할 기회가 많으니 이를 고려하여 과정을 설계한 것이 아닌가 싶다. 강의 설명에도 코딩에 대한 선수지식이 필요하다고 나와 있는데, 이미 개발을 어느 정도 접해봤지만, 비전공자라 깊이 있는 학습이 부족한 사람들을 타겟으로 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전공자를 위한 설명이 아닌 것 같다, 혹은 난이도가 너무 어렵다는 식으로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이 더러 있었는데, 얘기를 들어보니 상담을 할 때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들은 것으로 추정되었다. 장사를 하는 것도 좋지만 이런 점은 개선되어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위에서 말한 이유와 겹쳐 초반에 운영이 많이 흔들리는 느낌이었다. 누구는 너무 쉽다고 불만이 있고 너무 어렵다는 불만도 함께 있었다. 적당히 타협한 느낌이지만 이에 관해 불만을 느낀 사람도 많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외에도 수강자 인원에 비해 인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채점 기간이 긴 편이고 1:1 질문도 즉각적으로 응답을 받아보기 힘들었다. 이후에 인원을 보충하신 것 같긴 하지만, 가장 기대했던 1:1 코칭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1주차에는 개별 피드백이 있었지만, 이 또한 미진한 답안에 모범 답안을 덧붙여 준 것이었고, 3주차 이후로는 모범 답안과 채점 기준만 제시해주며 진행됐다.
40만원 중 28만원을 환급받으며 5가지 과목을 클리어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매력적이다. 하지만 착각을 하면 안 될 점이 있는데, 해당 과목들을 완벽하게 끝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과정을 결제할 때나 수강 중에는 깨닫기 힘든 부분이고 이런 점 때문에 불만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너무 빡세서 막판에는 이런 생각이 하나도 들지 않고 만약 내가 전공생이었다면 나도 성적표에 씨를 뿌리고 다녔겠구나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했다.
4년 동안 하는 과목들을 60일 만에 끝낼 수는 없다. 더군다나 해당 과목들은 적어도 2~3시간씩 15~16주차의 수업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가장 처음에 언급했던 것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학습하는 것과 그래도 한 번 접해본 내용을 다시 정리해보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의미가 있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개인적인 목표는 OS, 시스템 프로그래밍, 컴퓨터 구조였으므로 원하는 목표는 어느 정도 달성해서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나름 만족스럽다.
제공되는 강의가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과제와 퀴즈가 나름 잘 보완해줬던 것 같다. 시간 투자를 많이 해서 1:1 질문까지 잘 활용한다면 얻어가는 게 아주 많은 과정일 것 같다. 그렇지 않더라도 앞서 말한 정도는 얻어갈 수 있을 것이지만, 적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아니므로 목표를 잘 설정하고 시작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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